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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마을에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컬쳐인시흥 | 기사입력 2009/12/01 [02:49]

<새 책>마을에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컬쳐인시흥 | 입력 : 2009/12/01 [02:49]
▲ 우리시대 희망찾기
©희망제작소
공동체니 마을만들기니 하는 것들이 마치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습니다.뭔가 유행병이 되면 본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처럼.
마을에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마을이란 무엇인지, 마을이란 어떤 단위인지 갑자기 뿌연 창을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한국사회에서 생태,대안이라고 하는 것들이 거의 망라되어 담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구도완님의 섬세한 인터뷰가 그렇지요. 마을, 생태, 대안을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주류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주류는 결코 세상을 바꾸지 않습니다.
어쩌면 자리바꿈 할 시기가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중의 하나로 지목된 변현단 씀 -
 

출판사 서평

사람들은 왜 힘들어하며, 고통 없는 세상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이처럼 평범하지만 풀리지 않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민간 싱크탱크 희망제작소는 ‘우리시대 희망찾기’의 8번째 연구주제로 ‘대안사회를 만드는 사람들’을 진행했다. 자본주의시대의 생태적 한계를 깨닫고 호혜·협동하는 사회적 관계와 지속가능한 경제적 대안을 모색할 뿐 아니라 마을에 살면서 마을 너머의 세상까지 바꾸려고 애쓰는 마을공동체,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대안교육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소비주의와 욕망을 부추기는 대중문화가 우리를 돈과 욕망의 노예로 만들어버린 현실에서, 자본-산업-국가라는 견고한 삼각동맹의 안팎을 넘나들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창의성과 자발성은 한여름의 수박 같은 시원함을 선사한다.

민주화·민중·시민운동을 넘어선 생태적 대안운동

한국의 사회운동은 1970~80년대의 민주화운동, 1980년대 후반 이후의 계급적 민중운동과 통일운동, 그리고 1990년대 이후의 시민운동이라는 궤적을 그려왔다. 계급적 민중운동의 표본이던 현실사회주의가 낳은 국가주의·산업주의는 환경파괴와 개인의 억압이라는 문제를 낳았고, 시민운동은 2000년대 이후 점차 제도화되면서 체제 변형의 동력이 약화되면서 결국 시민들의 지속적인 지지확보에는 실패했다.

이런 사회운동의 역사에서 최근 등장한 생태적 대안운동은 기존 운동들과 질적으로 다른 운동임을 저자는 강조한다. 우선 생태적 대안운동의 ‘생태’는 자연이나 환경 같은 좁은 의미를 넘어 사회적 호혜와 연대, 자율, 내적 성찰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이같은 생태 개념에 기반한 대안운동은 기존의 대안적 진보운동이 빠지기 쉬운 성장주의를 비판할 뿐 아니라 개인이 계급·민족·조직에 용해돼버리는 지금까지의 사회운동과도 거리를 두며 자유·호혜·생태적 정체성을 체현한 개인이라는 주체의 자율성을 강조한다. 또한 미시정치와 거시정치라는 기존의 이분법적 운동을 탈피해, 마을이라는 자율적 연대로 구축된 작은 진지를 거점으로 근대·산업자본주의·국민국가의 한계를 넘어서려고 한다.

물론 생태적 대안운동은 자율적 공동체를 통한 대안의 모색이기보다 자칫 섬처럼 고립된 자신들만의 유토피아에 빠질 위험이 있다. 생활협동조합의 먹거리운동이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먹는 부자들의 ‘보신(保身)주의’로 변질되거나, 생태적 대안운동이 기업의 이윤논리에 매몰되곤 하는 사회적기업처럼 기존 체제를 넘어서기보다 보완해주는 데 멈춰버릴 수 있음을 저자는 지적한다. 반자본·반산업주의·반국가를 강조하는 생태적 대안운동이 은둔주의·고립주의·근본주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밖과 국가, 지구의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저자는 당부한다.

마을에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처럼 생태적 바탕 위에서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우애가 실현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을 저자는 인터뷰했다. 우선 마을에 살면서 세계를 바꾸려고 애쓰는 마을공동체(서울 성미산마을, 부산 반송 희망세상과 물만골공동체, 경남 산청 안솔기마을)와 원하는 일과 경제적 자립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이윤보다는 개인의 자유, 사회적 호혜와 협동, 생태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대안경제(사회적 경제)를 실험하는 사람들(서울 한살림과 신나는조합, 원주 협동조합협의회와 밝음신협, 인천 평화의료생협, 사회적기업인 아낙과사람들·노리단·페어트레이드코리아·키친아트·애자일 컨썰팅)을 만났다.

▲연두농장 식국들.     ©희망제작소
또한 자원을 낭비하는 도시와 공업적 생산방식은 생태적으로 지속불가능할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않다며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며 대안사회를 만드는 사람들(전북 부안 시민발전소, 경기 시흥 연두농장, 경기 안산 텃밭공동체, 전북 남원 한생명, 전북 진안군 마을만들기팀의)과 어른들의 불안·욕망·경쟁이 학생과 학부모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한국 교육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대안교육을 실현하는 사람들(도서출판 민들레, 경남 산청 간디학교)도 만났다. 끝으로 우리사회에서 차별받는 여성, 이주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 같은 소수자들의 문제와 씨름하는 사람들(서울 여성의전화, 이주노동자쎈터, 이랜드 일반노조)의 목소리도 담았다.

물론 생활 속의 자율적 대안운동이 생활을 넘어 생태적이고 평화적인 연대라는 보편적 운동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러나 협동조합이 생산하는 농산물과 공산품을 쓰고, 생산자협동조합에서 일하고, 의료생협에서 진료받고, 대안학교에서 평생공부를 실천하며, 마을에서 이웃과 토론하는 마을공동체가 이곳저곳에서 많아진다면, 자본-산업-국가라는 삼각동맹의 철옹성은 흔들릴 것이다. 이처럼 마을 안에서 세상을 바꿀 사람들이 생겨나고 하나둘 연대를 확장하다보면 마을뿐 아니라 지역과 중앙정부까지 바꿀 수 있으리라 저자는 확신한다.

우리시대 희망찾기 프로젝트란?

한국사회에서 현실적 담론모색에 주력해온 창비는 희망제작소와 함께 ‘우리시대 희망찾기’ 프로젝트(전 11권 예정)를 간행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국가정책이나 사회제도의 변화에 대한 거시적인 접근 등에 치중해온 연구의 한계에서 벗어나, 생활현장에 밀착한 ‘구술면접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시민들의 생생한 육성을 직접 듣고 녹취한 구술면접 연구방식은 수치화되지 않는 사회구성원의 생활경험과 문화적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낼 뿐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생활세계 속에서 체험하며 얻은 지혜에 기초한다는 “아래로부터의 질적 접근”은 한국사회를 새롭게 이해하는 데 이바지하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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