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곳이 ‘방앗간’이라고 했던가, 이른 시간인데도 삼삼오오 모여 수다가 이어졌다. 누가 주인이랄 것 없이 믹스 커피 한 봉지를 타서 건네는데 마을 안에서 정겨움이 살아난다.
하중동에서 소재한 새마을 방앗간(대표 전병근)이다.
전병근 대표는 1944년생으로 올해 78세인데 새마을방앗간은 2019년 4월에 개업했으니, 2년차에 접어들었다.
늦깍이 사장 전병근씨는 지난 40여년 간 방앗간 기계를 제작하여 판매하는 일을 했으나, 일을 접고 남은 기계를 처분하기 위해 가게를 얻었다. 그러나 기계는 쉽사리 판매되지 않아 아예 방앗간을 직접 운영하게 되었다.
방앗간을 열기로 마음먹으면서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독거 어르신들을 위해 떡을 무료로 해드리기로 했는데, 주로는 신천동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많다. 또한 더러는 걸음도 못 걷는 상황을 이야기하며 배달을 요청할 때는 난감하기도 하지만 틈틈이 시간을 내어 가져다 드린다.
2년차 ‘새마을 방앗간’은 상가밀집 지역이 아닌 주택가 어느 골목에 위치해 있는데도 입소문을 타고 발길이 이어진다.
▲ 전병근 대표가 직접 만든 기계들, 아내가 매일 깨끗이 관리한다. © 컬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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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앗간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로, 주변 밭농사 하는 분들이 참기름, 들기름을 짜러 들르기도 하는데, 가장 큰 특징은 수도권에서 고추, 기름, 떡 등 자동화 기계를 모두 갖춘 곳은 이곳이 유일할 것이라는 게 주인장의 말이다.
실제로 여느 방앗간에서 볼 수 없는 각종 기계들이 새마을 방앗간에는 빼곡하게 늘어서 있는데, 모두 전 대표가 만든 것이다. 여기에 아내의 부지런함으로 기계들은 매일 깨끗이 정리되어, 관리되는 것도 손님들의 만족도를 높인다.
신현동 태헌아파트 노인회 회장도 하고, 공장운영시에는 음식 후원도 많이 했다. 누군가에게 후원할 수 있는 기쁨을 이어가고자 새마을방앗간을 운영하면서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떡국, 가래떡을 무료로 가공해드리는 일이 지금은 제2의 기쁨이다.
공임비도 저렴하여 10kg 4만원의 정가보다 저렴하게 받는데, 손님이 주는데로 받는 경우도 있다. 이제는 악착같이 벌기 보다는 베풀며 나누고 싶다는 전병근 대표의 바람때문인지, 한 번 오신 손님들은 이내 단골이 된다.
한편 새마을방앗간은 4월23일 시흥시자원봉사센터와 '할인가맹점' 협약을 맺고, 시흥시 자원봉사자들에게 공임비 50%를 할인한다.
▲ 시흥시자원봉사센터와 협약을 맺고 자원봉사자들에게는 공임료를 50% 할인해준다. © 컬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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