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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애)가 있으면 반드시 憎(증)이 있다오

<변현단 칼럼>도시를 경작하다. 사람을 경작하다

변현단 연두농장 대표 | 기사입력 2010/08/23 [11:08]

愛(애)가 있으면 반드시 憎(증)이 있다오

<변현단 칼럼>도시를 경작하다. 사람을 경작하다

변현단 연두농장 대표 | 입력 : 2010/08/23 [11:08]
한여름 불볕더위가 한창이다. 중천에 뜬 태양이 서쪽으로 뉘엿하기 전까지 밭에서 일한다는 것이 고역이다. 뜨거운 햇볕에 견뎌 낼 것들이 흔치 않다. 농작물들이 축축 늘어지는 반면 잡초들은 마치 일광욕을 즐기듯 탱탱하게 서 있다.

더구나 비가 한 번 쏟아진 뒤에는 키가 수 십 티나 커져 있는 것 같다. 눈 깜박 한 사이 잡초는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농작물을 뒤엎는다. 그러면 농작물은 햇볕을 받으려고 기를 쓰고 잡초 위로 솟으려 한다. 벼과 잡초-피를 이길 농작물은 거의 없다. 잡초도 자연스런 생명이며, 잡초야 말로 제대로 된 약재라고, 잡초에 대한 인식을 바꾼 최근에 출간한 나의 책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의 메세지가 무색해진다.
 
5월에는 잡초들로 인해 먹을 것이 많아 좋았던 밭들이 7월 한여름이 되자 잡초가 무성해지자 잡초에 대한 애증이 교차된다.

‘잡초를 빨리 베야 하는데...... 토마토가 자라질 못하네. 호박이 희멀건 해. 고추가 크질 못하네.......’

대부분의 농작물이 잡초를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에 잡초를 베어 눕혀 잡초를 억제하고 퇴비로 만들어야 한다. 잡초를 그대로 두면 잡초밭이 된다. 문제는 그렇게 벨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온종일 낫질을 해봐야 100여 평 할까.
 
애증(愛憎)이란 그런 것이다. 내가 무엇인가를 선택했으니 어떤 다른 것이 내가 선택한 고것을 방해하면 미움이 생긴다. 작물에 대한 애정이 돈 때문이든 어떤 이유에서든지 간에 내가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쏟는 것을 어떤 것이 방해한다면 미움이 생긴다. 더구나 이런 방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나의 땀과 노동이 절실히 필요하다.

귀찮고 힘들다. 사랑하는 것에 대한 나의 선택은 언제나 존중받고 싶으며, 사랑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 사람관계에서도 애증관계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미워하는 것이 생긴다. 엄마의 ‘내리사랑’도 자기 자식에 대한 내리사랑이지 남의 자식까지 공평하게 사랑하지는 않는다.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듯이. 미움이 전혀 없는 무한한 애정이 없을까.

잡초에 대한 애증을 버리는 것은 작물에 대한 선택을 버리는 일이다. 작물에 대한 애정을 버리고 밭에 나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놔두면 애증관계가 생길일이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포기해야 한다. 먹는 것 또한 나의 취향을 고집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즉 야생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야생 그대로를 취하는 일이어야 한다. 애증이란 내가 고집하고 선택할 때 생기는 일이다. 잡초에 대한 사랑이 또 다른 잡초를 만들어내듯이.
 
인간의 행위에 愛(애)가 있으면 반드시 憎(증)이 있으니, 예부터 깨달음이란 관조(觀照)라고 말했는지도 모른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온전히 이해하고 배려한다는 말은 자신의 감정이 들어가지 않으며, 판단하지 않는 것. 무감(無感)을 말하고 있는가보다. 잡초가 없다는 말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내가 선택한 농작물을 없애고 자연이 준 그대로를 취하는 일 일게다.
좋네요. 10/08/31 [20:30] 수정 삭제  
  뭔 말인지 알겠습니다.
특히, '무감'에 공감 1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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