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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쬐금’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사극 ‘기황후’

고려 영웅 왕유, 알고 보니 역사상 최악의 군주 ‘충혜왕’

이민선 기자 | 기사입력 2014/02/02 [21:53]

‘쬐금’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사극 ‘기황후’

고려 영웅 왕유, 알고 보니 역사상 최악의 군주 ‘충혜왕’

이민선 기자 | 입력 : 2014/02/02 [21:53]

▲ 기황후 역 하지원과 왕유 역 주진모의 키스신     © mbc

요즘 사극 ‘기황후’에 푹 빠져 산다. 재밌다. 작가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다. 특히, 왕유를 묘사한 것을 보면, 주제도 모른 채 팩션(faction)대본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리기도 한다.

팩션은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신조어다.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인물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사실을 재창조하는 문화예술 장르를 가리킨다.

그렇다. 드라마 ‘기황후’는 ‘팩션’이다. 당연히, 기황후나 왕유 모두 가공된 인물이다. 실제 존재했던 인물이지만, 그 인물의 면면은 사가들 기록과는 확연히 다르다.

드라마 속 왕유의 실제 이름은 왕정, 바로 충혜왕이다. 드라마 속 왕유는 원 나라에 맞서 고려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웅으로 나온다. 그러나 사가들 기록은 다르다. 그는 고려역대 왕 중 최악으로 기록되어 있다.

왕정은 어려서부터 술 마시고 방탕하게 노는 것을 좋아했다. 왕위에 오른 후에도 정치보다는 술과 여자를 탐하고 사냥을 즐겼다. 그의 나쁜 행실은 폐위의 구실이 되었다. 왕위에서 쫓겨난 충혜왕은 원나라에 가서 살아야 했다.

아버지 충렬왕이 죽자 왕정은 다시 고려의 왕이 된다. 제 버릇 개 못준다고, 왕정의 악행은 다시 앙이 된 이후에도 계속됐다. 아버지의 첩인 백안홀도(경화공주)를 강제로 능욕했고, 외삼촌의 아내를 간음하는 등, 음란한 짓을 많이 했다.

이렇듯 막나가는 왕정에게 브레이크를 건 것은 바로 드라마에서 왕유(왕정)의 연인으로 나오는 ‘기황후’의 오빠다. 기황후의 오빠인 기철을 비롯한 고려의 신하들이 원나라 중서성에 글을 올려 충혜왕의 황음무도(荒淫無道)를 고발하자, 원 나라는 1343년 11월에 사신을 보내 충혜왕을 구타하고 포박해 당해 원나라로 끌려간다. 충혜왕은 원 나라로 끌려가다가 나이 서른에 생을 마감한다.

이렇듯, 드라마 속 왕유와 실제 인물인 충혜왕은 그 성격부터 행실까지 완전 딴판이다. 드라마 속 왕유는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인물일 뿐이다. 이것이 작가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간혹, 사극 때문에 역사가 왜곡 된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을 본다. 일리 있다. 실제 역사를 모르고 본다면 사극이 실제 사가들 기록이라고 철석 같이 믿을 수도 있다. 나관중이 쓴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를 실제 역사라 믿는 것처럼.

허나, 시각을 약간만 달리하면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관중이 위 . 촉 . 오 삼국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재구성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아마, 후세들이 지금처럼 당시 역사를 잘 아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저 역사의 수레바퀴 중 어느 한 부분 정도로 알고 있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드라마 ‘기황후’가 없었다면 우리 역사상 최악의 군주로 기록돼 있는 ‘충혜왕’에 대해 우리 사회가 관심을 기울이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문학의 힘이고, 내가 사극 ‘기황후’에 푹 빠져 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역사는 참 재밌다. 실제 역사에 비해 훨씬 더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팁을 하나 준다면, 실제 역사를 ‘쬐금’ 알고 나서 보면 훨씬 더 재밌다는 것이다. 실제 역사와 드라마 속 이야기를 비교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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