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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밥상-1

시댁에서 만난 이색 요리 '동태난'

박종남 | 기사입력 2009/06/04 [11:56]

낯선 밥상-1

시댁에서 만난 이색 요리 '동태난'

박종남 | 입력 : 2009/06/04 [11:56]

▲이 글은 시흥문화운동공동체 '이공'에서 지난해 제작한 '엄마의 요리' 책. 필자는 결혼으로 인해 만나게 된 시택음식들 중 낯선 '동태난'에 대해 기록했다. 이 글은 발췌문이다.
 ©종나미
Ⅰ. 요리에 개념없던 나

본인이 직접 한 요리는 물론 남이 해 주는 것도 뭐든지 잘 먹어내는 먹성 좋은 나는 특별히 요리에 대한 개념이 없다.

산골에서 태어나고 자란지라 디스플레이가 잘 되어 있는 깔끔하고 멋스런 요리는 특히 거리가 멀다.

어릴 때부터 늘 먹어왔고 비교적 쉽게 만드는 대중적인 음식이 내가 하는 요리의 전부다.

맛을 찾아 유명세를 쫒아 찾아간 음식점에서 특별한 음식을 맛나게 먹어도 그냥 그것으로 끝이다. 집에 오면 다시 늘 먹어오던 익숙한 음식만을 준비하게 된다. 요리에 관한한 모험심도 실험 정신도 완전 꽝이다.

너무도 쉽게 단순하게 겁 없이 음식을 해 내지만 모냥은 빠진다.

그래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쭈~욱


Ⅱ. 시댁의 낯선음식을 대면하다

결혼은 참으로 많은 변화를 요구한다.

집안마다 다름이 존재하고 그래서 그 다름에 익숙해짐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나는 동향의 남편을 만나게 된 덕으로 시댁에 들어가 신접 살림을 차렸지만 많은 낯설음은 없었다. 조금씩조금씩 엉뚱한 다름이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튀어나와 황당하게 했지만...

그 중에서 시댁에서 만난 낯선 음식들에 대한 첫 대면은 놀라움 그것이었다.

 

▲     © 종나미
 







 
 
 
 
 
 
 
 
 
 
 
 
 
 
 
 
Ⅲ. 동 태 난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이 오리라.

잊지 않고 남편은 [동태난]을 노래하겠지.

물론 보아서 안다. 직접 해 본적은 없지만.

결혼 후 시댁에서 사는 8년 동안 겨울이면 식탁 한자리를 차지했던 동태난을 만났다.

시할아버지의 능숙한 칼솜씨 아래 거듭난 동태머리를 처음 본 이후 아들과 남편 또 자신의 입맛에도 맞았던 그 음식을 위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던 시어머니의 동태난도 부지기수로 보았다.

겨울밥상에서 동태난으로 거듭나는 동태머리.

한번도 해 본적이 없음은 물론 먹어 본 적도 없다.

남편의 노래는 늘 노래로 끝나고 나는 잊은 듯 잊고 싶다.

꽁꽁 언 몸을 다 떨궈낸 동태머리를 무지하게 다지고 싶지는 않다.


Ⅳ. 동태난 요리를 되짚어 보다.

어깨너머로 구경만 했던 음식이고 먹어 본적이 없는지라 맛을 알고 있는 남편에게 요리법을 묻기로 했다.

“왜 맛이 있어?"

"어떻게 만드는지 알고는 있는 거지?"

“동태머리를 잘게 다진 후에 아삭아삭한 무로 생채를 썰어 소금 간을 하고 생강 마늘 제피가루를 넣고 버무리면 되지”

“양념향이 입안에 퍼지면 얼마나 맛있다고”

남편은 대답 끝에 입맛을 다신다.

너무 비위생적이지 않냐고 동태머리에 세균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고 익히지 않은 날것을 먹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는 나의 질타에 “그럼 뭘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어. 맛이 있으면 그만이지” 평소에 건강 위주보다 입맛위주의 식성을 선호하는 남편의 당연한 답이 돌아온다.

그래도 난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결론은 내가 할 수 없는 요리이고 아니 해 보고 싶지 않은 요리로 굳어져 버렸다.

남편은 또 그렇게 동태난 맛에 미련을 안고 영양가 없는 대화를 접는다. <계속>


이 글은 지난해 매화동에 있는 시흥문화운동공동체 '이공'에서 요리책 만들기 과정으로 탄생한 것입니다.

시민 09/06/07 [04:37] 수정 삭제  
  동태난 만들기 과정이 좀 그렇네요. 얼굴을 마구 짓이기고, 두드려야 하니...그래도 남편이 그렇게도 먹고 싶어하는데, 눈 딱감고는 안되겠죠? 사실 저도 못할 것 같아요.
소래산자락 09/06/08 [07:48] 수정 삭제  
  어젠 요즘 부쩍 수척해지시는 팔순 어머님의 보양을 위해 영양탕을 한 솥 끓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에 확인되지않는 생명체의 요구를 미뤄 짐작하는 것보다 가족의 요구에 먼저 손이가는 건 인간의 이기심일까요? 첨 들어보는 동태난의 제작일지, 기대됩니다~
최분임 09/06/08 [16:20] 수정 삭제  
  느낌입니다. 한 번 해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앞서 노동을 먼저 떠올리게 합니다. 다음 음식도 기다려집니다. 글솜씨, 음식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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