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짐 없는 큰 자유'
위의 글은 지금으로부터 약 40여 년 전 청계천 일대와 양평동 뚝방 동네가 서울의 도시 팽창으로 인해 개발에 밀려 쫒겨나면서 갈 곳 없이 헤메고 있던 사람들을 위해 김수환 추기경을 설득하여 독일에서 차관을 얻어다 시흥 신천동 일대에 복음자리 마을, 목화 마을, 한독주택 등을 만들어 이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앞장서서 일한 고 제정구선생의 좌우명이다.
이러한 일들을 계기로 시흥은 시민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자족의 시민정신이 생겨났고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하려는 시민 연대의식들이 자연스럽게 배어나왔으며 '서로 돕고 살자는 일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라는 목표로 복음자리 신협도 만들어 지역주민들과 애환을 함께하며 매년 5월 단오에는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종 민속놀이 행사를 하며 시민의식을 키워가고 있던 때가 있었다.
이렇게 시흥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서로 돕고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사는 시민연대의식을 갖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역사가 있는 도시라고 해도 될 것이다.
이렇게 시흥역사의 한 페이지에는 가짐 없는 큰 자유를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았던 고 제정구선생의 가르침이 있었을 것이며, 4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고 제정구선생과 함께 생활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임 있는 자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회의원 시장 시·도의원 등을 역임했거나 진행형이다.
시흥은 국가의 정책으로 삶의 질이 쾌적한 고층 아파트들이 여기저기 생겨났으며 이들에 비해 기존의 구도심권 들은 열악한 빌라나 저층의 아파트들로 상대적 박탈감을 실감하는 도시가 되었다.
또한 구도심권의 대부분이 독거 세대이거나 노인부부 또한 삶의 질이 열악한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최근에는 부동산 차익을 목적으로 매입해둔 사람들로 분류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건물의 노후도와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발의 초점을 부동산 차익실현을 위한 사람들의 목적에 맞는 개발계획보다는 원주민들이나 서민들이 재정착을 위한 계획이 우선해야 할 것이다.
몇 일전 목감2지구 도시정비사업 계획의 설명회를 참석해서 들었다. 그런데 서민들이나 원주민들의 재정착을 위한 계획은 아닌 것 같으며 부동산 차익을 노리는 사람들과 대규모 건설사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계획이라고 밖에는 볼수 없었다.
그에 대한 이유를 간단히 보자.
우선 임대주택 계획이 없다. 대부분 60제곱미터(25평형) 이상의 평수가 될 것이다. 또한 목감 구도심의 역사와 함께한 토지목적상 종교 용지에 종교시설이 있고 집회를 이어오고 있는데, 종교용지 존치는 의무사항이 아니며 협의 매수로 쫓아낸다고 한다.
또한 큰 평형을 지적했더니 작게 나누는 것은 주민협의로 가능 하단다. 그래서 작게 나누어 동수가 늘어나면 층수를 낮추고 1,000세대가 넘으면 현재 공원 확보 면적이 늘어나야 하므로 건축 연면적이 줄어들어서 사업성은 더 떨어 질 것이라고 하니 대답이 궁색하다.
또한 그린상가 시설을 대폭 줄인 것과 세 들어 사업하는 사람들의 대책을 물으니 협의 매수하면 된단다.그럼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사업비는 어떻게 할런지.
각 아파트마다 현재의 감정가들이 상이하다. 그래서 사업이 끝난 후에 청산절차에서 엄청난 잡음이 예상되며 민원 또한 크게 예상 된다. 그래서 이러한 민원들이나 법률적 하자와 열악한 사업성의 이유를 들어 시흥시에서는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사업 방향을 바꿀수는 없을까를 물었더니 대답이 궁색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지역의 정치인들이나 담당 공무원들에게 이야기하면 필자를 향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었다.
"도시는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쾌적하고 넓은 주거공간과 공공시설들을 확보한 도시로 후손들에게 그럴듯한 도시를 개발해서 물려주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러려면 다소의 잡음들은 감수해야 하지 않을 까요" 라는 말이다.
이들의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러나 그의 대가는 현재 이곳에 살고 있었던 서민들의 재정착은 한낮 꿈에 불과 할 것이고 부동산 차익을 바라는 사람들과 대형 건설사들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꼴이 될 것 이다.
이렇게 서민들과 원주민들은 또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40여년 전의 시흥의 역사가 되풀이 될 것이며, 그 다음 서서히 전혀 다른 도시의 사람들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예전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시흥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공동체정신과 시민연대의식을 갖고 서로사랑하며 살려고 했던, 어렵고 힘든 이들도 시흥엔 쉴 곳이 있다는 믿음을 갖는 이들이 주인의식을 갖는 도시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