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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할멈 전설 찾아나서다

[종나미의 도보여행] 조남동 마산 산행

박종남 편집위원 | 기사입력 2016/01/14 [19:15]

마귀할멈 전설 찾아나서다

[종나미의 도보여행] 조남동 마산 산행

박종남 편집위원 | 입력 : 2016/01/14 [19:15]
겨울이라면 모름지기 추워야하거늘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높았던 지난 12월 탓인지 한파주의보까지 들먹이며 유난스럽다.

가만히 웅크리고만 있다가는 날로 불어나는 체중에 굴러다니고 말 것 같은 불안감을 잠재우고자 집을 나섰다.

지난 3일에 2016년 첫 산행지로 다녀온 마산행을 택했다. 며칠 전부터 지인들에게 콜을 했다. 다들 “웬 마산?” 반응이 한결같다.

“지명이 아니라고, 도시가 아닌 산이라고, 시흥에 있는 멋진 산”이라는 설명을 하고서야 답을 얻었다.
 
▲ 낙엽 카펫 등산로     ©종나미

마산(麻山)은 시흥시 조남동에 있으며 높이가 246m며 마하산(麻霞山)이라고도 불린다. 동으로는 소릉뫼와 작은마산과 이어져 있고 서북쪽으로는 봉우리 다섯이 쓰래 모양으로 생긴 오자봉과 이어진다. 조선시대부터 기록에 등장하는 산이다.

경기도 기념물인 조남동 지석묘 입구에 그 등산로가 시작되며 어떤 코스를 잡더라도 2시간이면 하산 가능하다.

산행 내내 오가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으며 그만큼이나 등산로 바닥은 낙엽카펫이다. 발바닥에 전해지는 느낌은 푹신하고 부드럽다.

그리 높지 않은 봉우리들을 타다보면 오르내림이 반복되어 심심할 겨를이 없다. 온통 초록의 잎들로 뒤덮어 나무 사이로 겨우 하늘 구경을 허락하던 숲은 그 위용을 계절 앞에 숨죽이고 앙상한 가지를 작은 바람에 맡기고 있었다. 발가벗은 맑은 몸으로 가릴 것 없이 오롯이 자신을 드러내는 나무들 사이로 하늘빛을 감상하기도 좋다.
 
▲ 겨울 숲이 허락하는 주변 풍광     ©종나미

마산은 내게는 특별난 곳이다. 2006년 여름, 시흥의 산을 시민들에게 소개하고자 산행을 시작했고 그 첫 번째 산행지가 바로 마산이었다. 처음으로 등산을 했을 때만해도 원시림 안으로 들어선 느낌이었고 마산에 관련된 구전이 주는 으스스함을 그대로 전달받던 곳이었다.

구전에 따르면 멀리삼한시대에 이 산 봉우리 동굴에서 마귀할머니가 아들, 딸과 함께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동굴 입구에는 커다란 바위가 자리를 잡고 있어 드나듦에 어려움이 많았다. 자식들이 온힘을 다해서 이 돌을 치우다가 성공은 했으나 기진맥진하여 지쳐서 죽자 마귀할머니도 충격을 받아 그 자리에서 죽었다고 한다. 그 후부터 이 산을 마귀할머니가 살았던 산이라 하여 ‘마산’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 2009년 여름, 어느날의 마산.     ©종나미

재미난 구전을 품은 마산은 로프와 계단으로 등산로를 정비하고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지만 알려지지 않아서 아는 자들만 즐기는 숨은 코스다.

정상 부근에는 어김없이 소나무 군락지가 나타나고 능선이 끝나는 곳이면 쉼터가 나타난다. 오르막이 나타나 다리가 묵직해지고 가픈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싶으면 숨고르기 적당한 너른 쉼터가 수고를 위로해준다.

사람과 산이 어우러져 자연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쉼이 되는 평온함을 선사한다. 반복되는 오르내림이 산행의 맛을 선사하고 나목들 사이로 나타나는 얕고 깊은 골짜기들이 숨은 이야기를 안고 기다린다.

▲ 오르막, 진정한 산행의 맛을 즐기다.     ©종나미

생활을 위해 오르내리던 길이,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던 길이 등산로가 되어 묘한 매력을 풍기며 사람을 기다린다.

느긋한 걸음으로 주변을 충분히 즐겨도 시간에 쫓기지 않는 코스는 마산의 등산로가 가진 특별함이다.

자연과의 만남으로, 교감으로, 대화로 그 기운을 전달받고 돌아 올 수 있는 마산 산행은 그래서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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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남 경기도문화관광해설사는 시흥시와 함께 늠내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제1코스 숲길과 제2코스 갯골길을 개장했으며, 앞으로 제7코스까지 순차적으로 개장할 계획입니다. 그녀의 글 '종나미의 도보여행'을 통해 늠내길을 비롯 시흥시의 아름답고,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길들이 여러분 앞에 펼쳐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그녀의 도보여행은 언제나 항상 함께 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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