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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이도 문화유적 보존 시민운동을 돌아봄

[특별기고] 시흥 오이도박물관 개관에 부쳐

김상신 시흥시도시재생센터장 | 기사입력 2019/08/29 [14:15]

다시, 오이도 문화유적 보존 시민운동을 돌아봄

[특별기고] 시흥 오이도박물관 개관에 부쳐

김상신 시흥시도시재생센터장 | 입력 : 2019/08/29 [14:15]

▲ 김상신 재단법인 시흥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 컬쳐인

 

시흥 오이도박물관이 개관한다.


‘시흥 오이도유적’이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지 17년, 고고학자 윤무병선생에 의해 오이도 패총이 처음 학계에 보고된 때로부터는 59년이 흘렀다. 조금은 늦었지만 시흥 오이도 유적의 역사적 가치와 그 흔적들이 오롯이 보존되어 현세와 미래의 시민들에게 알려지고 전해질 수 있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고 뿌듯하다. 더욱이 시흥 오이도 박물관이 시흥 오이도 유적을 개발의 삽날로부터 지키고 보존하고자 노력해왔던 시흥 각계각층 시민사회의 끈질기고 전문적인 시민운동의 결실이라는 점은 큰 의미를 갖는다.


시흥 오이도박물관 개관에 부쳐 다시 오이도 문화유적 보존 시민운동을 돌아본다.

 

서해안 중심부에 위치한 시흥 오이도는 가히 섬 전체가 패총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정도로 패총이 곳곳에 분포되어 있는 곳이다. 이 패총들은 대체로 만(灣)이 형성된 포구 주위에서 확인되었는데, 1960년 학계에 처음 소개된 이래, 수차례의 지표·발굴조사를 통해 ‘서해안에서 가장 대규모 유적으로 한반도 신석기문화의 남북관계 흐름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유적일 뿐 아니라, 내륙 및 중국과의 교류관계, 서해안 갯벌지대의 신석기시대 해안 적응과정을 알려줄 수 있는 유적(배기동, 2001)’으로 평가되어 왔다. 그리고 이후 몇 차례 발굴조사에 의해 백제, 통일신라시대 유적이 출토됨으로써, 오이도에서 선사시대뿐만 아니라 역사시대까지도 인간의 활동이 광범위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패총’은 선사시대에 인류가 먹고 버린 조가비와 생활 쓰레기가 쌓여 이루어진 것으로, 당시의 생활 모습을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유적이다. 선사시대인들이 먹고 버린 조개껍데기 속에 당시의 생활상을 짐작케 하는 토기, 석기, 골기 등이 섞여 출토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소중한 오이도 유적은 보존대책이 실종된 채로 방치되고 훼손되어 왔고, 급기야 1990년대 말 시화지구개발사업에 따른 오이도 추가단지 조성이 추진되면서 대부분의 유적들이 파괴되고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에 2000년 2월, 시흥의 시민단체와 오이도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오이도 유적을 보존하기 위한 시민운동을 펼쳐가게 된 것이다.


발굴이 끝날 때마다 서해안 신석기시대 새로운 중요 자료가 될 유물이 출토되었다고 요란스럽게 떠들며 그 성과가 발표되었지만, 정작 유적지는 개발사업으로 사라져버리고 출토된 유물은 이름 모를 박물관으로 흩어져 버리는 악순환을 막고 시흥의 소중한 유적지를 그 모습 그대로 지키고자 하는 시민들의 절절한 움직임이었다.

 

‘시흥 오이도 선사유적 보존 시민대책위원회’, 당시 3년여의 시민운동 주요 과정을 정리해본다.

 

-1999. 한국수자원공사의 오이도 개발공사(총면적 991.911㎡) 착수 및 개발을 전제로 한 발굴조사 실시
-2000.2. 시민단체와 오이도주민 등 참여로 오이도 유적 보존운동 시작, ‘오이도 선사유적 보존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구성
-2000.5. 시흥시민단체와 오이도주민, 오이도 전 지역 지표상에 나타난 패각층 자체 조사
-2000.5.19. 시,도,문화재청에 오이도 선사유적지 보존을 위한 시민건의서 제출
-2000.5~6. 발굴조사 중지 요청서 발송(서울대, 수자원공사) 및 공사 감시활동, 문화재도굴죄 고발. 오이도 유적에 대한 기존 연구자료 수집 및 자체 조사 활동
-2000.7.6. 오이도선사유적지학술토론회(시 및 시의회, 전문가, 시민 등 50여 명)
-2000.6.~2001.10 안말지역 보존운동 및 정밀재지표조사(문화재청 주관) 얻어냄
-2000.10~2001.3 개발을 전제로 한 뒷살막패총 발굴조사 반대운동 – 시굴조사로 전환 후 다수 유물 출토에 따라 현상보존조치(문화재청) 결정
-2001.6.4. ‘오이도 선사유적공원 기본 구상’ 강연회 개최(발제 배기동교수)
-2001.10.29. ‘오이도 패총 사적지정과 선사유적지 건립방안에 대한 시민제안’책자 발간 및 관계기관 우송
-2001.11.1. 시민대책위원회 ‘오이도유적에 대한 사적지정 시민제안서’ 관계기관 제출
-2001.11.20. 시흥시의회에서 오이도 패총 보존을 위한 건의문 발표 및 문화재청 제출
-2001.11.20. 시행정부에서 사적지정을 위한 시흥시 차원의 행정절차 시작
-2001.11.21. 오이도 선사유적지의 사적 지정을 건의하는 시민 서명운동 시작
-2002.1.4. 문화재청, ‘시흥오이도유적’ 사적 지정 예고
-2002.1~3 한국수자원공사, 군부대 등의 사적지정 반대 이의신청, 이에 대한 대책위 대응활동
-2002.4.1. ‘시흥 오이도 유적’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제441호 지정(434,981.7㎡)
-2002.11.29. 오이도 문화유적 보존 시민운동 백서 발간 및 기념토론회 개최

 

오이도 유적 보존 시민운동은 문화재 지역의 시민단체와 주민,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주도하여 3년여의 기간동안 집중적으로 펼쳐왔던 운동으로서 기존의 일반적인 문화재 보존과 지정 경로와는 다른 특별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오이도 유적 보존 시민운동의 몇가지 의의를 짚어본다.

 

먼저 오이도 패총 보존운동의 가장 큰 의의는 훼손되고 파괴될 위기에 놓여 있던 시흥 오이도 유적이 사적으로 지정되어 보존될 수 있는 학술적·법적 지위를 부여받게 되었다는 점이다. 년간 50만명의 시민들이 찾는 것으로 알려진 암사동 선사유적지보다 약 6배의 규모를 갖고 있는 시흥 오이도 유적은 이제 선사유적공원과 박물관으로 조성되어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유적지로 널리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문화유적 보존운동을 지역 시민운동 차원에서 추진해서 성과를 얻어낸 중요한 사례로서의 의의를 갖는다. 그동안 문화유적에 대한 관심은 관련 학자나 행정기관의 몫 정도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문화유적의 실질적인 향유자인 지역민들이 자신들의 삶의 터전에서 부모의 부모로부터 이어져온 선조들의 삶의 흔적을 찾고 기억하며 배우고 전하는 일은 매우 소중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역민들과 지역시민운동이 중심이 된 오이도 문화유적 보존운동은 지역시민운동의 한 영역을 새로 개척한 사례로서 의미 깊다.


오이도 유적 보존 시민운동의 과정에 오이도 어촌계를 중심으로 패총지역 거주 지역 주민들이 깊이 주체로 참여했다는 점 또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오이도 토박이 주민들은 때로는 개발공사로부터 문화유적을 지키는 일상적인 감시자로, 때로는 유적지와 관련한 구술자료를 모으고 현지를 답사하는 조사연구자로, 또 오이도 문화유적을 일반 시민에게 알리는 생생한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다.


마지막으로 오이도 유적 보존운동은 우리 고장 시흥에 서해안 연안문화 중심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부여했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시흥 오이도에 선사시대로부터 사람이 거주해왔던 소중한 자료를 보여주는 오이도 패총의 발견은 시흥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수많은 포구와 염전, 연안 생태와 문화재의 흔적과 함께 서해안 연안지역으로서 시흥의 색깔을 찾는 중요한 맥을 제공해주었다.

 

시흥 오이도박물관 개관에 즈음하여 당시 시민운동을 함께 했던 젊은 벗들을 다시 생각한다. 벌써 이십여년 가까이 흘러 이제는 초로의 모습들로 바뀌고, 또 어떤 분들은 다시는 만나볼 수 없게 되었다. 그리운 얼굴들이다.


우연히 시흥에 살러 왔다가 문화유적 보존에 대한 열정으로 관곡지와 오이도 보존 운동의 중심 역할을 맡은 시민 이화섭, 시흥YMCA와 시흥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의 벗들, 박영흥·정동성·이경진·강범모 등 오이도 어촌계 주민들, 곽병권 시흥시민저널 기자, 생각나는 얼굴들이다. 시흥 오이도 유적을 사랑하는 전문가로서 흔쾌히 함께 뜻을 모았던 배기동, 주강현, 시흥시 향토사료실의 고 이한기 선생께도 특별한 고마움을 전한다. 당시 시흥시의회와 시흥시 공무원들도 사적 지정이라는 구체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큰 힘이 되었다.

 

이렇듯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지켜지고 조성되어 온 시흥 오이도 유적, 이제 박물관 개관과 함께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시흥 문화의 보고가 될 수 있기를 큰 마음으로 기대한다.

 


* 기고자는 전 오이도문화유적보존시민대책위원회 간사였으며, 현재 재단법인 시흥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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