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소래산 터널 대신 두꺼비 터널을 뚫는 시흥시를 바란다

[릴레이기고 -3] 안소정 우리동네연구소 대표(경기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안소정 | 기사입력 2020/02/21 [09:34]

소래산 터널 대신 두꺼비 터널을 뚫는 시흥시를 바란다

[릴레이기고 -3] 안소정 우리동네연구소 대표(경기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안소정 | 입력 : 2020/02/21 [09:34]

▲ 안소정 우리동네연구소 대표    ©컬쳐인

 

오는 22일, 시흥시 관곡지로에 호조벌을 사랑하는 사람들, 연성동 주민자치위원들과 마을 주민들이 모인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은 3월 5일이지만 뜨거워진 지구로 개구리와 두꺼비들이 겨울잠에서 일찍 깨어나 알을 낳고 있다. 하중동 관곡지로를 끼고 시흥시농업기술센터 맞은편에 있는 월대봉(매봉)에서 겨울잠을 자던 두꺼비들도 겨울잠에서 깨어나 알을 낳기 위해 길 건너 물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이 두꺼비들이 자동차 도로(관곡지로)를 건너다가 사고로 죽는 것이다. 두꺼비들이 교통사고로 죽는 것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두꺼비들을 그물로 옮겨줄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정부는 땅에 어떤 생물이 살고 있는지, 그 땅에 사는 것들에 기대어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따지지 않고 선을 긋고 도로를 지었다. 도로와 주차장을 짓고, 자동차를 만들고,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제철, 정유 등의 산업을 지원하며 또 자동차가 다니기 좋은 도로를 늘렸다. ‘여기가 막혀? 그럼 또 뚫어. 여기가 멀어? 그럼 지름길 하나 더 뚫어.’ 이게 여태껏 정부가 국토 위에 도로를 놓는 방식이었다. 그 덕에 우리나라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자동차가 다니기 좋은 나라가 되었다.

 

자동차가 점점 더 다니기 좋아질수록, 노루, 고라니, 멧돼지, 두꺼비 등 교통사고를 당하는 야생동물은 증가했고, 차 없이 걸어 다니는 사람들(아동, 청소년, 청년, 노인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많다)은 자신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일상을 누릴 권리를 빼앗겼다. 자동차는 미세먼지를 내뿜고, 걸어 다니는 사람들은 그 미세먼지에 가장 많이 노출된다.

 

마스크로 입 막는 것이 일상이 된 사회를 만든 정부는 여전히 도로 건설, 주차장 건립 등 자동차 복지를 증진하는 데 우리의 막대한 세금을 아낌없이 지원한다. 시흥시도 자동차 복지증진에 앞장서는 지자체 중 하나다. 소래산 밑을 뚫어 막히지 않고 시흥을 통과할 수 있는 시흥~서울 간 민자유료도로를 만들어주겠다고 하는 것은 물론, 주차타워 등 상권별 공영주차장 건립(50억), 목감·은계·장현 공공주택지구 및 시화MTV 공영주차장 조성(약 1044억), 원도심 지역 주차장 확충(약 13억) 등 자동차를 이용하기 좋은 도시를 위한 인프라 구축 계획을 촘촘히 세우고 있다.

 

자동차 중심 사회는 유해하지만 익숙해진 일상이다. 익숙하지만 지속할 수 없는 일상이다. 유해하니까 지속할 수 없는 일상이다. 이 유해하고도 지속가능하지 않은 일상을 끊어내기 위해 다른 질문이 필요한 때다.

 

스마트시티 시흥답게 도로가 막힌다고 무턱대고 또 다른 도로를 건설하는 게 아니라 도로 정체 시간과 차량통행 수요를 정확히 분석해서, 그 정보를 공유하고, 운전자들의 자발적인 선택으로 차량통행량을 분산시키는 것을 상상해볼 수는 없을까?

 

생명도시 시흥답게 소래산에 터널을 뚫는 대신 두꺼비가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게 관곡지로에 두꺼비 터널을 뚫는 것이 시의 주요한 정책이 될 수는 없을까?

 

아동이 행복하고 안전한 도시 시흥답게 보행로가 조성되지 않은 도로는 보행로가 조성되기 전까지 차량의 통행과 주정차를 전면제한해서 원도심 골목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주민들의 유휴공간으로 탈바꿈하면 어떨까?

 

생태관광을 고민하는 시흥답게 공원에 주차장을 지을 돈으로 유모차와 휠체어도 탈 수 있는 저상버스 노선을 확충하고, 시흥시의 모든 역에서 갯골생태공원과 주요 근린공원에 자전거로 갈 수 있도록 자전거 대여 시스템과 자전거 도로를 정비하는 데 쓰는 것은 어떨까?

 

대한민국 5천만 인구에 2천 5백만 차량이 다니고 있는 사회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0년 안에 이산화탄소 배출을 반으로 줄이고 20년 안에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읽지 못하고 지금 새로운 도로를 짓고 자동차 중심의 도시를 계획하는 건 곧 무용지물이 될 것에 자원을 투자하는 미련한 짓이다.

 

시흥시부터 바꾸자. 시흥시는 교통사고로 죽어가는 두꺼비를 걱정하는 시민들, 도로가 아니라 온전한 산의 생태환경을 물려주고 싶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시흥~서울 간 민자유료도로 건설은 물론 자동차와 건설개발 중심의 도시계획을 전면 재고하길 바란다.

 

 

 

※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 글을 게시하고자 할 경우에는 실명인증 후 등록하셔야 합니다.
실명확인 된 게시물은 실명인증확인 여부가 표시되며, 실명확인 되지 않은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 게시물은 선관위의 요청 또는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본 실명확인 서비스는 선거운동기간(2020.04.02~2020.04.14) 동안에만 제공됩니다.
  • 실명인증
  • ※ 일반 의견은 실명인증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사람과 삶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