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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렬 시집 『당신이 자꾸 뒤돌아보네』출간

슬픔이 또 다른 슬픔에게 전하는 위로

김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3/06 [13:19]

최준렬 시집 『당신이 자꾸 뒤돌아보네』출간

슬픔이 또 다른 슬픔에게 전하는 위로

김영주 기자 | 입력 : 2020/03/06 [13:19]

▲ 최준렬 시집 『당신이 자꾸 뒤돌아보네』출간  © 컬쳐인

 

산부인과 의사로서 그 누구보다 생명의 고귀함을 잘 아는 최준렬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당신이 자꾸 뒤돌아보네』가 문학의전당 시인선 318번으로 2월27일 출간됐다.

 

최준렬 시인은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은 사유와 성찰 그리고 여행에서 얻은 경험과 지혜를 간결한 언어로 풀어놓음으로써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섰다.

 

최준렬 시인은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전주고, 전북의대, 가천의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순수문학(수필)문학세계()로 등단하였고, 산문집 세상을 임신한 남자, 시집 너의 우주를 받아든 손이 있다. 현재 산부인과 전문의, 의학박사로서 경기도 시흥시 중앙산부인과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시흥YMCA초대 이사장과 시흥시민뉴스초대 발행인을 역임했다.

 

문성해 시인은 살아가는 모든 것은 냄새를 피운다. 이 냄새는 살아가는 것들만이 가질 수 있는 권리인 동시에 감내해야 할 수밖에 없는 슬픈 현실이기도 하다. 시골의 닭장 옆을 지나가거나 도시 외곽의 개사육장을 지날 때면 맞닥뜨리는 고약한 냄새들, 우리는 철마다 여행을 떠나길 희망하고 사랑하는 대상을 항상 곁에 두고 싶어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삶은 허락되지 않는다. 살아있다는 것은 고단한 일과 사랑할 수 없는 대상들과의 관계에서 늘 허덕거려야만 한다. 그뿐이랴, 사랑하는 대상들은 언제나 내 곁을 떠남으로써 사랑을 완성하려 한다. 부정하고 싶지만 살아가는 일이란 사랑할 수 없는 대상들과의 끝없는 불화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시인은 이러한 생의 비의(悲意)를 놓치지 않는 사람인 동시에 이런 비의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해석하려는 사람이다. 독자들은 자신의 해석할 수 없었던 상처의 무늬를 그를 빌려 조금은 해독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시인은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불화들과 그로 인한 상처들을 적극적으로 드러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진솔함을 얻는 일이고 더 나아가서 독자들의 공감을 얻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준렬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은 어머니의 죽음과 그로 인한 그리움을 극복하기 위해 오른 순례길의 여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이 시집은 눈앞에 닥친 슬픔을 직접적으로 토로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승화시키려는 시인의 눈물겨운 노력의 결실이다. 당장의 슬픔이 이 땅에 뿌려지는 일할의 눈물로 그치지 않고 확장되어 사물과 자연물 더 나아가 우주 속의 한 지점으로까지 번져나가는 힘을 얻기란 쉽지 않다. 번지고 번져 사물과 자연물 속에 둥근 사유의 방을 트는 시의 눈길이 참으로 먹먹하고 귀하다.“고 해설했다.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매듭 하나를 맺고 가는 것이다

 

밤과 낮의 매듭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매듭

작년과 올해의 매듭

 

대나무가 하늘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것도

매듭을 짓기 때문

 

매번 죄를 짓고 또 고백하는

내 고해성사의 의식도

매듭 같은 것이다

―「매듭전문

 

 

노인은

오후의 시간에 왔다

 

울먹이며 손자의 어미를

찾아야겠다고 한다

 

초등학생이 된 손자가

엄마를 찾아오지 않으면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한다

 

그 아이를 받았던 내게

차트를 찾아보면

어미의 주민등록번호라도 알 수 있지 않겠냐며

통사정을 한다

 

안 된다

그건 안 되는 일이다

손사래를 쳐서 내보낸다

 

엄마는 찾지 않는데

기억에도 없는 엄마를 아이는 왜 찾는 것일까

 

남의 일처럼 건조하게 물으면서

내 마음을 다독거린다

―「진료실에서전문

 

 

백수(白壽)를 앞둔 어머니를 뵈러

고향에 갔네

 

어머니와 둘이서

잠을 잤지

 

소소한 걱정 같은 건

이미 낙엽처럼 털어내시고

어머니는 겨울 나목처럼

정갈하게 주무시네

 

어둠 속에서 어머니는

사라진 사람처럼 보이지 않아

 

창으로 스며든 달빛 속에서

이불 속 베개 하나처럼 들어가 있는

어머니를 겨우 찾아내네

 

언젠가 있을 소멸을

미리 준비하시는 어머니

 

어머니가 나를 안아 키웠듯

이제는 작아진 어머니를

내가 안아 재워드리고 싶네

―「노모전문

 

 

최준렬 시인은 내 육신을 만들어 주셨고 내 영혼의 꽃밭을 가꾸어 주셨던 어머니께서 얼마 전에 내 곁을 떠나가셨다. 어머니 영전에 이 시집을 바친다.” 고  전했다.

 


 

출판사 문학의전당 / 월간 시인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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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_043-421-1977 / 010-8943-3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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