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기억 더듬어 담근 씀바귀김치
남편, 잘 먹었다고 떡 사왔네
 
정현순
▲ 고들빼기 김치     © 정현순
"음~~ 잘 담갔는데. 간도 잘맞고. 이렇게 잘하면서 그동안 왜 안 담갔어?"
 
"내가 마음만 먹으면 잘 하지." "왜 마음을 안 먹었는데?" " 난 주방일이 진짜 하기 싫어. 그리고 맛있게 하면 자꾸만 해달라고 할까봐" "저렇게 잘난척이 하고 싶을까?" 한다. 
 
그나저나 2일 전인가 남편이 주말농장에 씀바귀가 많다고 뜯어가지고 왔다. 주방일을 하기 싫어하는 줄 알고 남편은 씀바귀를 다듬어 주었다. 그리고는 "당신 씀바귀김치 할 줄 아나?" "그럼 하지 왜 못해"
 
큰소리는 쳤지만 사실은 씀바귀김치는 한번도 담가 본 적이 없다. 남편은 식당에서 밥 먹으면서 씀바귀김치가 하도 맛있어서 주방아줌마한테 물어 적어가지고 왔단다. 그걸 내놓으면서 "자  내가 씀바귀김치 담그는 방법을 적어가지고 왔는데 이거 보고 해" 한다.  "이그 나 그거 안봐도 할 수 있어" 하곤 쳐다보지도 않았다.
 
▲ 소금물에 담가놓은 씀바귀     © 정현순
그리곤 친정어머니가 담글 때를 그려보면서 기억을 더듬어봤다. '친정어머니가 살아계실때에는 조금씩 얻어다 먹었는데' 한번도 담가드리지 못한 것이 또 후회가 된다. 이제야 철이 드나 보다. 영 생각이 나지 않으면 언니한테 전화로 물어 볼 생각이었다. 다행히도 소금물에 삭히는 것이 생각났다. 그 다음은 보통김치 담그는 거와 별반 차이가 없으니.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읆는다는 말이 맞긴 맞나보다.
 
1. 씀바귀를 다듬어서 소금물에 담가 쓴 맛을 빼준다. 소금은 약간 짭짤 할 정도로 풀고, 씀바귀가 소금물에 자작자작 담길 정도로 1~2일 정도 담가 놓으면 쓴기가 적당히 빠진다. 씀바귀김치는 쓴맛이 적당히 남아있어야 씀바귀김치 맛이나기도 한다. 씀바귀를 담가 놓았던 소금물에서 쓴냄새가 느껴지기도 한다.
 
2. 씀바귀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준다. 
 
3. 쌀풀이나 밀가루풀에 고추가루, 멸치젖을 넣고 미리 풀어 놓는다. (고추가루를 미리 풀어 놓는 것은 소금물에 삭힌 씀바귀가 검어지므로 고추가루를 미리 풀어 놓으면 양념이골고루 밸 수있기 때문이다.)
 
4. 쪽파, 생강, 마늘, 설탕(물엿)쪽파를 너무 많이 넣으면 씀바귀 특유의 맛을 잃을 수도 있으니 적당히 넣으면 좋다.
 
5. 잘 버무린 씀바귀김치는 용기에 꼭꼭 눌러 담는다.
 
 
▲ 찹쌀 풀에 젖갈과 고추가루를 풀어 놓은 것에 파, 마늘 등 양념을 한다.     ©정현순
▲ 양념에 버무리기.     © 정현순

행여 실패를 할까봐 신경써서 정성껏 담갔다. 양념도 넉넉히 넣고. 아직까지 김장김치만 먹었으니 남편도 햇김치 생각이 많이 날터. 이 기회에 맛있게 담가 볼 생각이 든 것이다.
다행히도 간도 맞고 색깔도 곱게 되었다. 씀바귀김치는 양념을 조금만 아끼는 듯 하면 검은빛깔이 돌기도 한다.
 
어쩐 일인지 남편은 밥을 더 먹으면서 본인이 직접 떠먹는다. 평소대로라면  날 불러서 밥을  더 달라고 했을 텐데. 저녁밥을 다 먹고 슬며시 나가더니 "자 당신 좋아하는 떡 사왔어" "웬 떡?" "오늘 씀바귀김치에 밥을 맛있게 먹은 보답이야" 한다. 남편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를 놀래키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떡을 내밀면서 "김치 익으면 사위  갖다 주면 잘먹겠다" 한다. 먹으면서 사위 생각이 났나 보다.  "맛있게 됐다니 갖다줘야지"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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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6/15 [17:39]  최종편집: ⓒ 컬쳐인
 
군침도는... 시흥댁 09/06/16 [10:56] 수정 삭제
  씀바귀김치.. 도전해 볼 만하네요... 고들빼기김치 담그는 법과 비스무레 하구요.ㅋ 맛나게 보이는 사진에 맛난 글쏨씨가 곁들여..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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