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로 주거혜택을 받아 작년 10월 장현지구 LH 19단지에 입주했다. 작년 겨울은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렸다. 월세로 살다가 영구임대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어 너무나 기뻐 눈이 내리면 내 집이라는 생각으로 경비아저씨와 함께 눈을 쓸었다.
추운 겨울이 그렇게 지나고 2021년 봄, 이상한 얘기들이 들렸다.
내가 살고 있는 장현지구 LH 19단지(A-1블럭)의 2019년 건설·건축당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제기로 공사가 중단되었다는 것이다. 바로 우리 아파트 ‘주출입구’ 때문이란다.
당시 국토건설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과 인근 아파트 대표자회의에서 ‘진말로의 교통체증과 학생들 통학로 확보’라는 명분과 구실로 아파트 주출입구 변경을 요구하는 집단민원이 시흥시에 제출되었고, 시흥시는 이 민원을 받아들여 LH시흥·광명본부에 협조공문을 보냈다. LH는 시흥시의 의견을 받아들여 우리아파트 주출입구 변경·공사를 한 뒤 준공을 마쳤다.
이렇게 아파트 주출입구가 변경되어 발생되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우리아파트 단지에는 시립장곡종합사회복지관 및 시립어린이집, 전기차 충전소가 주출입구가 변경되기 전 입구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주출입구가 변경되면서 아파트 주민들과 이곳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600m를 돌아서 반대쪽 출입구로 진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2019년 공사당시 기존 주민의 기득권과 국회의원의 비정상적인 민원해결 노력, 이 민원을 받아준 시흥시의 근시안적인 행정, 준공을 받기위해 설계변경을 수용한 LH공사. 이 분들이 과연 영구임대 아파트에 입주한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위안부, 청년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조그마한 마음이라도 있는지 사회적 약자의 한사람으로서 작금의 대한민국에 묻고 싶다.
▲ 공사로 인해 파헤쳐진 아스팔트 도로 © 컬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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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아파트 주출입구라 불리는 곳에는 이 일대 각종 공사를 진행하면서 공사안내판도 없이 마구잡이로 아스팔트를 파헤치고, 2차선을 모두 막아놓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관련하여 여러 차례 관계 부서에 민원을 내놓았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다.
나는 인근 아파트에서 공사중단을 요구하며 주출입구를 변경한 것이 영구임대 아파트 입주민들과 부대끼며 살고 싶지 않다는 마음들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 불법주정차 차량으로 차선 하나가 사라져버린 2차선 도로 ©컬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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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로 실제로 입주하며 살고 있는 주민들은 편안하게 주출입구를 이용하지 못하고, 뒤편 공사가 난무한 곳을 주출입구로 삼으며 각종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주출입구와 마주한 장현2공구 공사가 본격화 되면, 그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시흥시 장현지구, LH 19단지의 주출입구 상황은 사회적 약자를 향한 ‘차별과 편견’이다.
때문에 나는 입주자들로부터 주출입구 변경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 아파트 671세대의 50% 이상 동의를 얻어 시흥시와 LH에 관련 민원을 접수할 계획이며, 전국적으로도 이슈화시켜 1만 명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단 LH 19단지의 문제가 시흥시만의 문제만은 아니며, 앞으로 발생될 ‘차별과 편견’을 막아보고 싶은 바람 때문이다.
난 오늘 따뜻한 마음, 깊숙한 배려가 있는 사회를 꿈꾼다.
<관련기사 보기>
컬쳐인시흥; 장현지구 공동주택(A-1) 입주민들, "주출입구 변경해달라" 민원
http://www.culturein.co.kr/15977
이데일리: "이게 나라냐" 임대아파트 교통민원에 출입구 바꾼 LH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404246629146008&mediaCodeNo=257
관련기사: 해당 글은 시흥시민주시민교육센터에서 발행하는 웹진 시흥다움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http://shymca.org/bbs/board.php?bo_table=test00_0&wr_id=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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