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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곳곳에 문턱 없는 한의원 세울 터”

[인터뷰]<문턱없는한의사회>최문현 · 박호..."일은 많이, 돈은 조금만"

이민선 기자 | 기사입력 2012/12/07 [00:04]

“수도권 곳곳에 문턱 없는 한의원 세울 터”

[인터뷰]<문턱없는한의사회>최문현 · 박호..."일은 많이, 돈은 조금만"

이민선 기자 | 입력 : 2012/12/07 [00:04]


일명 ‘쌍차’투쟁 현장(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투쟁현장)에 한의사들 발걸음이 시작된 건 지난 5월. 이들의 발걸음은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뀐 지금(11월)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의사들이 이곳에서 하는 일은 병원에서 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침 놓고 뜸 뜨고 진맥하고 약 지어주고……. 다른 게 있다면 환자에게 치료비를 한 푼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문턱없는한의사회> 소속 한의사들이다. <문턱없는한의사회>는 일은 많이 하고 돈은 적게 벌겠노라 다짐한 한의사들 모임이다. 지난 11월 26일 오후 8시 최문현 회장과 박호 고문을 만나 <문턱 없는 한의사회>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인지 들었다.

[최문현]“목적요? 하하하 뭐 거창한 목적은 없고요. 글자 그대로 일 많이 해서 아픈 사람 많이 돌보고, 돈은 적당히...일한 만큼만 벌자는 그런 것입니다. 의사로서 사회적 봉사활동은 기본적으로 할 계획이고...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 건강을 돌보는 것도 이런 취지에서 하는 일입니다. 좀 더 간단하게 말하면 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한의원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요즘 한의원도 비싼 곳 많아요. 우린 그런 진료는 되도록 지양하고...수도권 요소요소에 이런 한의원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한의사들이 쌍용 자동차 해고 노동자들 건강을 돌보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필요해 보여서’다. 누군가는 해고 노동자들 건강을 돌보고 마음을 보듬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걸 자청 한 것뿐이라고 최 회장은 담담하게 말했다.

“노동자들 투쟁 현장에 나가서 의료 지원을 하는 일은 모임을 결성하기 전부터, 그러니까 친목 모임으로 존재하던 때부터 하던 일입니다. 누가(어떤 회원이) 제안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누군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투쟁현장에 가자고 제안했고 모두들 흔쾌히 찬동 했습니다. 진맥도 하고 침도 놓아주고, 함께 이야기 하면서 몸과 마음을 케어(care) 하는 활동 이지요. 반응요? 하하 아무래도 반가워하지요. 처음엔 서먹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믿고 몸을 맡깁니다. 스스럼없이 농담도 하고요.”


한의사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 해결 할 터

▲ 왼쪽 박호 고문, 오른 쪽 최문현 회장    

<문턱없는한의사회>는 누군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만든 모임이 아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모임이다. 같은 학교를 졸업한 선후배가 만나 한의학 공부도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다가 어느 날 ‘의기투합’ 해서 <문턱없는한의사회>를 만들었다.

본격적인 창립 논의는 지난 2009년부터 시작했다. MT장소에서 누군가 좀 더 결속력 있는 모임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그 제안을 회원 모두가 공유했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사회 문제에 대한 토론 모임으로 존재했다.

2010년, 2011년은 준비 모임 시기였다. 수차례 만나 한의학 스터디와 사회문제 토론 등을 하면서 이른 바 ‘결속력 있는 모임’을 만들 준비를 했다. 그러다가 2012년 5월에 창립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문턱 없는 한의사회>는 단순한 봉사 모임 차원의 협회는 아니다. 이들은 이 모임에서 한의사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것을 해결하고 있다. 스터디를 통해 의료 지식수준을 높이고 있고, 병원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운영 기술도 익힌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 모임이 한의사들한테 꽤 인기가 있을 법도 한데, 어쩐 일인지 회원 수는 1년에 달랑 한 두 명 정도만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왜 그럴까? 박호 고문에게 들었다.

“우선 학생 때부터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토론 등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런 학생들이 한의사가 돼서 우리 모임 일원이 되는 거지요. 또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살고자 하는 취지에 동감해야 합니다. 지금도 신입 학생 모집하고 있습니다. 1년에 한두 명 정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문턱 없애려면 글도 쉽게 써야
▲ 진료봉사
이들은 앞으로 지역과 밀착된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한다. 지역 신문사, 복지단체 등과 협력해서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활동 할 예정이다. 현재 지역과 밀착된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은 경기도 안양이다.

안양에는 <문턱없는한의사회> 고문을 맡고 있는 박호(동의 한의원)원장이 있다.(문턱 없는 한의사회 소속 의사는 한 지역에 한 명 정도) 박 원장은 모임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그렇지만 학번이 가장 빠르지는 않다. 박 원장은 다른 일을 하다가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로 느지막하게 한의학 공부를 해서 한의사가 됐다. 늦은 나이에 의학 공부 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터, 늦은 나이에 한의학 공부를 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사람 몸에 관심이 많았어요. 한의대 가기 전 우연한 기회에 수지침을 배운 적이 있는데, 갑자기 정통 한의학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공부하는 데 어려웠던 점요? 한의학 공부하려면 외울 게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나이가 있다 보니 아무래도 암기력이 떨어져서 고생스러웠죠.”

곧바로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칠 계획이냐고 물었다.

“현재 특별한 활동은 없고요. 지역신문(뉴스앤뷰)에 건강 칼럼 쓰고 있고 가끔 그 신문사가 주최하는 건강 강좌에 나가고 있습니다. 그 신문사와는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우리 한의원(동의 한의원)하고 맺은 건 아니고, <문턱 없는 한의사회>하고 단체 대 단체로 맺은 것이지요. 한 달 전 부터는 이 근방에 있는 <율목종합사회복지관>에서 청소년들 건강을 볼보는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 이런 일을 계속 넓혀갈 계획입니다.”

박 원장은 현재 총 39편의 건강 칼럼을 썼다. 주제는 다양하다. 감기, 식도염, 가슴통증, 비만, 당뇨병 등, 총 39가지 병을 주제로 글을 썼다. 그의 칼럼은 ‘쉬운 글’이라고 정평이 나있다. 의사들이 쓰는 의학 칼럼이 대체로 전문 용어가 많아서 읽기 어려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칼럼을 쉽게 쓰는 이유와 비결을 물었다.

“문턱을 없애려면 글도 쉬워야 하지 않겠어요, 대중들이 읽는 글이니까 당연히 쉬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의학 용어를 쓰더라도 가능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용어를 쓰려고 노력하고, 그 내용도 읽어서 바로바로 이해 할 수 있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쓸 계획이고요. ”


느슨한 모임을 강한 모임으로 만드는 게 어려워

▲ 진료봉사

학창시절 선후배 사이라 스스럼없는 사이라지만 아무래도 이런 모임을 만들기 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을 터, 모임을 만들기 까지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최문현 회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함께 봉사 활동하고, 스터디 하는 느슨한 모임을 결속력 있는 강한 모임으로 만드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이 모임을 한의사로 살아가는 중심에 놓자는 데 모두가 동의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더라고요. 보람요? 노동자들이 우릴 믿고 몸을 맡길 때 보람을 느끼죠. 노동자들 만나면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고요. 앞으론 더 작고 열악한 곳, 외로운 현장에 우선적으로 의료지원을 할 계획이에요. 유성기업(충남 아산) 같은 데요. 약 한달 정도 나갔는데 그 때도 참 보람 있었어요.”

<문턱없는한의사회> 소속 한의사는 총 11명이고, 학생 회원은 6명이다. 회원들이 의료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은 주로 서울 경기 지역이다. 이들의 발걸음은 느리다. 회원 수가 일 년에 한두 명 늘어나는 정도니 결코 빠르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꿈은 크다.

이들의 꿈은 일 많이 하고 돈은 조금만 버는 ‘문턱없는한의원’ 을 수도권 곳곳에 세우는 것이다. 이들의 꿈이 언제쯤 실현될지가 자못 궁금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최문현 회장한테 언제쯤이면 그런 한의원을 수도권 곳곳에서 볼 수 있느냐고 한담처럼 말했더니 “그러려면 한의사가 한 서른 명을 돼야 하지 않을 까요?” 라고 대답했다. 인터뷰는 안양 3동 <동의한의원>에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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