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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원조, 제정구 정신이 그립다

"목감2재개발지역 약30%의 사람들, 도시개발에 밀려 삶터 잃을 것"

이민국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3/04/04 [14:59]

진보의 원조, 제정구 정신이 그립다

"목감2재개발지역 약30%의 사람들, 도시개발에 밀려 삶터 잃을 것"

이민국 칼럼니스트 | 입력 : 2023/04/04 [14:59]

▲ 이민국 칼럼니스트     ©컬쳐인

결혼식 철이 한창이다. 요즈음 어떻게 혼인식을 치르나 예식장에 참석해 보았다. 식장엔 결혼식 주례도 없이 양가의 부모들이 번갈아 가며 축사와 덕담들이 이어지고 주인공들의 친구들이 축가를 부르며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지난 90년대 시흥 젊은이들의 결혼식 모습들을 생각해보았다. 당시에는 교장 선생님이나 회사 대표, 교회 목사님, 지역의 원로들께서 꼭 주례를 하게 되는데 주례 선생을 찾지 못해 혼주들이 이리저리 헤매고 힘들어 했던 시절이 생각났다. 

 

그럴 때 마지막으로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 지역의 국회의원 이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면 당시에 지역 회장이었던 필자에게 부탁이 있었고 어렵사리 당시의 국회의원이셨던 제정구 선생을 연결하게 되며 결혼식 혼주들의 다급한 마음을 덜어주곤 했었다. 

 

주례를 맡게 되신 제정구선생의 주례사엔 항상 '하늘을 똑바로 보고 살라'와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삶을 살라'는 이야기를 하셨던 것 같다. 

 

이렇게 당신의 좌우명과도 같은 삶의 이야기를 새로운 살림을 시작하는 새사람들에게 들려주고 그렇게 살도록 권유 하셨다.

 

그런데 그 말씀대로 살기가 어디 그리 쉬울까, 이천년 전 예수의 삶과 무엇이 다를까.

 

이러한 삶을 살고 계셨던 선생은 당대의 정치인으로서 짧은 기간에 많은 업적을 남기고 한참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아까운 나이에 그냥 조용히, 아주 영원히 숨어 버리셨다. 이는 아마도 당신의 말과 행동에서 성급한 마음의 결과들이 초라함으로 나타나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이를 이기지 못하여 후세를 기약하며 손을 놓아버린 것일 것이다. 

 

시흥의 역사는 경기도 제일가는 넓은 땅에서 7개의 지방자치단체를 쪼개주고도 번듯한 60만의 도시로 가고 있다. 이렇게 큰 도시로의 탈바꿈을 할수 있었던 바탕에는 역사의식을 가진 몇몇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나 원로들을 모아서 지혜를 맞댈 수 있는 다리를 놓은 선생 같은 분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선생의 여러 분야 업적 중에서 신천동 복음자리 마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이 어떻게 어떠한 연유로 서울의 청계천과 양평동 뚝방 동네 사람들이 이리로 왔을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서울의 급격한 도시팽창으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쫒겨 나게 되는 과정에서 이들을 궁휼하게 본 선생께서 이들을 하나로 모으는 일과 대책 마련을 위하여 전국 규모의 도시빈민주거연합이라는 단체를 만들고 김수환 추기경님의 힘을 빌려 독일로부터 차관을 얻어다가 집 짓는 일은 자력으로 손수 불럭을 찍고 시멘트를 비벼 만든 성냥갑 같은 집을 지어 집단이주가 일어난 곳이 아닌가. 

 

이렇게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티고 일구어낸 시민정신이 심어진 곳이기도 하며 이들의 강인한 정신력이 시흥의 곳곳에 스며들면서 시흥은 자연스럽게 수도권 최고의 진보의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 진보라고 할수는 사람들이 요소요소에 자리하고 있는 시흥은 이렇게 그들만의 잔치가 한참 동안 진행되면서 이제 안주 할 수 있겠다 싶었나 보다.

 

그러나 목감동에서 40년 전 서울의 도시팽창으로 인한 개발사업에 밀려 청계천이나 양평동 뚝방 동네 사람들이 쫒겨 나듯이 쫒겨 난다 해도 어느 누구 하나 안타까워하거나 쳐다볼 사람조차 없다면 과연 시흥이 올바르고 시민을 긍휼히 여기는  진보들이 자리하고 있는 곳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굳이 설명하자면 지금 목감동 구도심은 약 50%의 사람들이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구입해 놓았고 약 20%의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이사 가면서 살고 있던 집을 부동산 가치가 없어서 처분하지 못하고 전세나 기타의 방법으로 소유하고 있으며 약 30%의 사람들이 아직 까지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현재 시흥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계획대로 진행한다면 토지 등 소유자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되는 구조이지만 투기업자나 이사 가면서 처분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부동산 경기의 장래가 불투명하므로 오래 두고 볼수 없음을 인식한 듯 주식의 손절매라 생각하고 그냥 시흥시 계획대로 빨리 개발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아직까지 이곳에 어렵게 살고 있던 사람들은 수억 원의 입주준비금을 마련하지 못하여 다시 입주가 불가능하며 또한 다른 곳으로도 갈 수도 없이 꼼작 없이 거리로 쫏겨나게 되는 불쌍한 사람들이다.

 

이는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올바른 생각을 가진 누군가가 이 진행을 멈추어주지 않는 한 목감2재개발지역 약 30%의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하나둘씩 화병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는 노약자들만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곳에 표 몇장 있다고 모두가 꿀먹은 벙어리로 쳐다만 보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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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대 시흥시의회에서 의정활동을 했던 이민국 입니다. 이젠 자연인이 되어 시흥시민들과 보다 많은 소통을 하고자, 칼럼을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시흥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에 그동안 경험한 의정활동을 바탕으로 '비움 그리고 사랑'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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