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동네까페 마실에 갈래요?”

노인들에게는 행복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삶'과 지역주민들에게는 여유를 주는 '쉼'의 장소

김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4/03/19 [16:56]

“동네까페 마실에 갈래요?”

노인들에게는 행복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삶'과 지역주민들에게는 여유를 주는 '쉼'의 장소

김영주 기자 | 입력 : 2024/03/19 [16:56]

   “동네까페 마실에 갈래?”

 

마을곳곳에서 마실에서 만나자,는 약속이 많아지고 있다. ‘마실’은 이름그대로 '이웃에 놀러다니다'는 의미를 지닌다. 다른 뜻도 있는데 ‘마실꺼리’의 줄임말을 함축하고 있다.

 

이 동네까페 마실이 어르신들에게는 단순한 일자리가 아닌, 성취감과 삶의 활력을 주는 그래서 ‘사는게 행복하다’는 말을 절로 나오게 하는 공간이자, 일반 주민들에게는 일상의 삶을 나누는 작은 소통의 공간이다.

 

시흥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동네까페 마실은 지난 2012년 1월 마실 연꽃점(시흥시농업기술센터) 운영을 시작으로 마실 능곡점(리슈빌 더스테이 상가), 마실 은행점(은행동행정복지센터), 마실 따오기점(따오기아동문화관) 등 현재 4곳을 운영중이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소지한 60세이상 노인 50여명이 근무하는 알짜배기 일자리창출 기관이다.

 

이 공간들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궁금하던 차 3월9일 4곳의 마실까페를 순차적으로 둘러보았다.

 

▲ 간판이 이색적인 마실까페 능곡점  © 컬쳐인

 

시흥시노인종합복지관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마실 능곡점>에는 아침 운동을 마치고 온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오전9시부터 6시까지 운영되는 마실은 아침에 요가, 라인댄스, 헬스, 산책 등을 마치고 들르는 참새방앗간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점심에는 인근 승지초, 능곡고 교사들이 차 한잔의 쉼을 취하는 곳이다. 

 

▲ 하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마실 능곡점  © 컬쳐인

 

이곳 마실에는 5년차 근무중인 원영란(59년생) 바리스타가 손님을 맞고 있다. 원영란씨는 이미 노인복지관 까페에서 3년차 봉사를 하고, 마실에서 5년차 근무를 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바리스타 1급 자격증을 취득하여 숙련된 솜씨가 느껴진다. 

 

▲ 마실 능곡점 원영란씨는 능곡노인종합복지관에서 3년 자원봉사를 하고, 일자리에 참여한 지 5년차 되는 베테랑 바리스타이다.  © 컬쳐인

 

능곡지구가 조성된 후부터 거주한 지 14년, 낯설은 지역에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집 앞 노인복지관에서 2010년부터 3년간 매주 금요일 배식봉사를 했다. 능금봉사단의 이름으로 매주 금요일은 배식봉사를 했으며, 또 다른 날에는 커피 바리스타 봉사를 했다. 

 

지역에 거주하면서 한 달에 한 번 봉사를 하려고 했던 마음은 3년간 배식봉사와 커피 바리스타 봉사로 이어졌고, 마실 연꽃점이 생기면서 소소하게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 동네까페 마실.  © 컬쳐인

 

복지관의 일자리사업은 하루 5시간, 주 3회 일주일 15시간을 근무한다. 이렇다보니 많은 노인들이 마실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모자, 와이셔츠, 리본, 앞치마를 단일하게 착용하여 손님을 맞으니 커피를 마시는 이도, 일을 하는 사람도 기분좋은 여느 명품 커피숍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 마실 능곡점 최양희, 원영란 바리스타.(왼쪽부터)  © 컬쳐인

 

원영란씨는 “커피가격이 저렴하여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마실에서 큰 돈은 아니지만 손자들에게 용돈을 줄 수 있고, 집 가까이 출근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좋다”며 “출근을 하기위해 화장하고, 머리를 매만지고 나와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단골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 공간이 너무 좋다. 내리는 커피향이 좋아서 일하는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덤”이라고 말했다.

 

▲ 마실 은행점 전경  © 컬쳐인

 

▲ 마실 은행점의 내부.  © 컬쳐인

 

▲ 마실 은행점의 박정순 문형자 이춘순 바리스타.  © 컬쳐인

 

<마실 은행점>에는 빨강 캐노피 차양이 도드러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회색 콘크리트 벽면으로 치장된 은행동 주민센터 1층에 위치한 마실에는 작은도서관과 까페가 서로 둥지를 틀고 조화를 이룬다. 책과 커피가 주는 문화소통공간이다. 마실 밖 공간에는 작은 테라스에 테이블 두 개가 위치해 있어 지나는 이들의 한 숨 쉼터가 되고 있다.

 

▲ 마실 연꽃점 내부  © 컬쳐인

 

▲ 내부 인테리어가 세련된 마실 연꽃점  © 컬쳐인

 

2012년 개소하여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마실 연꽃점>은 연꽃이 피는 7~8월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새통이다. 최근에는 연꽃단지를 산책하는 이들의 꾸준한 발길이 이어지는 곳으로, 베테랑 조연행(56년생)씨가 근무하고 있다.

 

▲ 매일매일이 행복한 조연행 바리스타  © 컬쳐인

 

조연행 바리스타는 2018년 복지관에서 1년 봉사를 하고, 2019년부터 마실까페에서 근무하고 있다.

 

“나이 들어가면서 인생 황혼기에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일할 수 있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바리스타로 일을 하기전에는 평범한 할머니였지만, 이제는 삶 차체가 활기차게 변했다는 것이다.

 

▲ 마실까페 연꽃점 이현매 박숙정 조연행 바리스타.  © 컬쳐인

 

그녀는 실버바리스타 1급과 티소뮬리에 1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시흥에서 50년동안 거주하면서도 한 번도 오지 않았던 연꽃단지가 있는 매장에서 근무를 할 수 있게 되어 깨끗한 매장과 연꽃을 볼 수 있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조연행 바리스타는 “커피도 맛있고, 유니폼도 멋있고 좋다”며 “지금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너무 좋다”고 전했다. 

 

실버 바리스타는 마실에서 5년간 근무하며, 이후에는 직업적 능력을 되살려 마을복지관 및 도서관, 센터 등 시흥곳곳에서 그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 마실까페 따오기점 이재옥 바리스타.  © 컬쳐인

 

<마실 따오기점>은 작은 공간탓에 테이크아웃 위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슬라이드 문을 열면, 야외계단이 있고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물왕저수지 전경을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특징을 지닌다. 따오기 도서관도 같은 층에 위치해 있어 아이들은 책과 야외놀이터에서 뛰어놀고, 부모들은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트레킹을 좋아하는 이라면, 야외로 나가 물왕저수지 데크를 따라 산책을 하는 것도 권해본다.

 

이처럼, 마실까페는 지역 곳곳에서 노인들에게는 행복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삶을 주고, 주민들에게는 마실 나가듯이 이용할 수 있는 쉼을 주는 ‘삶과 쉼’의 장소가 되고 있다. 

 

자, 가까운 마실에 가보기를 권한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종나미의 '도보여행'
권리와 책임 사이, 강아지들이 지켜야 할 준법의 책임은 과연 누가?
김종환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포토] 빅.토.리.아
이민국의 '비움 그리고 사랑'
시흥시장은 시민에게 이익이 되는 결정을 하라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